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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다낭일상

MAHA 비건 레스토랑에서 점심 한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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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다낭은 모처럼 흐린 하늘이었는데,
하늘빛이 살짝 잿빛으로 내려앉아 있고,
바람이 제법 불어서 거리의 나무들이 자꾸만 흔들리고 있었어요.

꿀꿀하다기보다는,
한 박자 쉬어가라는 듯 시원한 공기라서,
밖에 서 있기만 해도 괜히 기분이 가라앉는 그런 오후였습니다.

그런 날에 점심 약속이 하나 잡혔는데,

우리 에스파 단골손님 한 분이 점심을 사주신다고 따라오라 하셨어요.

판반동에 있는 MAHA라는 비건 레스토랑,
이름은 오래전부터 들어봤는데 한 번도 가본 적 없던 곳이라
오늘은 내심 설레는 마음으로 따라나섰습니다.

차에서 내려 가게 앞에 서는 순간부터,
생각보다 입구 분위기가 묵직해서 조금 놀랐어요.

아치형의 나무 문에,
벽돌 같기도 하고 흙 같기도 한 오묘한 벽 색깔,
입구 옆에 촘촘히 놓인 초록 화분들까지,
뭔가 절간에 놀러 온 것 같은 느낌이 살짝 들었거든요.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니 기대보다 훨씬 태국스러운 분위기였는데,

정면 중앙에 작은 부처상이 곱게 놓여 있고,
그 뒤로 산스크리트 글씨가 빼곡히 적힌 벽이 눈에 들어왔어요.

꽃을 꽂아둔 커다란 나무 항아리,
손바닥만 한 조각상들,
군데군데 걸린 베트남 국기,
뭐 하나 허투루 놓인 게 없는 공간이라
들어서자마자 눈부터 바쁘게 움직였습니다.

홀 안쪽으로 들어가면서도 연신 두리번거렸는데,

다이닝 테이블 하나하나,
의자 등받이 무늬,
창틀 모양까지,
사람 손이 참 많이 간 곳이라는 게 그냥 느껴졌어요.

작은 소품 하나에도 마음을 쓴 티가 나서,
자리에 앉기도 전에 이미 이 집이 좋아졌습니다.

자리에 앉으니 이미 수저와 젓가락이 곱게 세팅되어 있었는데,

청자색 찻잔 받침 위에 놓인 황동 숟가락이 너무 예뻐서
잠깐 말을 잃고 바라봤어요.

요즘 다낭에서,
수저를 따로 달라고 부탁하지 않아도 되는 집,
생각보다 많지 않거든요.

잠깐 화장실에도 다녀왔는데,

비데기까지 설치되어 있을 만큼 깔끔하고 깨끗해서
이 가게가 얼마나 세심한 곳인지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사실 비건 식당에서 밥을 먹어보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
음식이 나오기 전까지는 살짝 걱정이 있었어요.

나물만 나오면 어쩌지,
속이 허해서 금방 배가 고파지면 어쩌지,
그런 쓸데없는 생각들이 잠깐씩 스쳤는데,
상 위에 요리가 하나둘 놓이기 시작하자
그 걱정은 금세 사라졌습니다.

맑은 국물에 고수를 듬뿍 얹은 따뜻한 국수가 가장 먼저 나왔고,

그다음으로 잎으로 싼 쌈과 땅콩 소스,
라이스페이퍼로 꼼꼼히 말아낸 스프링롤,
바삭하게 튀겨낸 삼각 튀김 요리,
뚝배기에 채소와 고수를 가득 담아낸 조림까지,
한 상이 정말 푸짐하게 차려졌어요.

여기에 대나무를 꽂은 시원한 쌀음료까지 더해지니,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상차림이 완성되었습니다.

먹는 내내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었고,
맛을 보느라 또 정신이 없었어요.

한 입 먹어보면 생각보다 훨씬 건강한 맛이면서도 맹하지 않고,
양념이 부드럽게 감싸줘서,
먹을수록 속이 편해지는 그런 느낌이 들었거든요.

고기가 없어도 이렇게 배가 부르고 만족스러울 수 있구나,
그런 작은 놀라움이 숟가락마다 따라왔습니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음식보다 사람이었는데,
바쁜 하루를 잠깐 내려놓고,
단골손님과 마주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먹는 한 끼,
그게 참 따뜻했어요.

흐린 날씨에 어울리는 차분한 공간,
천천히 흐르는 음악,
앞에 앉은 사람의 환한 웃음까지,
이 모든 것이 맞물려서
하루가 조금 길어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기분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한 끼 식사,
제가 다낭에서 가장 행복하게 느끼는 일과 중 하나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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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올 것 같은 흐린 오후,
예상치 못한 초대 덕분에 하루가 참 환해졌어요.

가끔은 계획 없이 따라나선 점심 한 끼가,
어떤 잘 짜인 약속보다 오래 기억에 남기도 하는 것 같아요.

오늘 MAHA에서 받은 이 기분을,
괜히 오래 간직하고 싶은 그런 날이었습니다.

aespa&이발관 정보
주소: 15 Phan Ton st, Danang city, Vietnam

예약 문의
핫라인: 010-2819-0823(한국 폰)
핫라인: 0368-023-603(베트남 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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